급성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소아 사망의 원인으로, 매년 500만에서 1000만명의 소아가 설사로 사망한다. 또한 한국에서도 급성 설사는 매우 중요한 질병으로, 매년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며, 일부에서는 심한 탈수를 동반한 중증 장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급성 설사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흔하며,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다.

소아에서 바이러스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로타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 (흔히 노로 바이러스로 더 유명하다) 이다. 로타 바이러스는 주로 어린 영, 유아에서, 노로 바이러스는 연장아와 성인에서 주로 발생한다. 로타 바이러스는 12월부터 발병하기 시작하여, 2월에서 4월 사이에 가장 많으며, 5월부터 감소하는 반면에, 노로 바이러스는 11월에 시작되어, 12월부터 1월 사이에 가장 유행하다가, 2월부터 감소한다.

오늘 알아볼 로타 바이러스는 어린 영유아에서 유병률이 높고, 중증 감염의 빈도가 높으며, 어린이 집에서 집단 발병이 가능해서, 최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로타 바이러스는 대변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오염된 물건이나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면서, 전파되며, 소량의 바이러스로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대략 2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발열과 구토로 시작하고, 이 후 물설사가 동반된다. 대게 발열과 구토는 2일 만에 호전되며, 설사는 5-7일 정도 지속된다. 어린 영, 유아는 탈수에 취약해서, 설사에 의한 탈수가 급격히 진행할 수 있으므로, 2-3세 이하의 로타 바이러스 장염 환자에서는 주의가 요구된다.

따라서, 겨울철에서, 이른 봄 사이에, 발열과 구토가 동반된 심한 물설사가 발생할 경우 로타 바이러스 장염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반 정도에서는 발열, 구토, 물설사, 이 세 증상이 모두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심한 물설사만 있어도, 로타 바이러스 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대변 항원 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라도, 유행 시기에 발생한 특징적 증상만 있다면, 로타 바이러스 장염에 준하여 치료를 할 수 있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가장 주된 치료는 탈수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변량이 줄어들거나, 구강 점막이 말라 보이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수액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탈수가 치료되고, 구토가 호전되면, 평소에 먹던, 일반적 식사를 하는 것이 회복에 더 좋다. (설사가 있다고, 굳이 죽이나 미음을 먹일 필요는 없다.)

아직 로타 바이러스 자체를 없앨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항생제는 전혀 효과가 없다.

로타 바이러스는 대변에서 입으로 전파되므로, 손씻가 제일 중요한 예방법이다. 또한 모유 수유가 로타 바이러스에 다양한 방어 효과가 있다고 확인되었다.

최근 로타 바이러스에 대한 경구용 백신 두 가지가 개발되었고, 한국에서도 2007년 (5가 백신), 2008년 (1가 백신) 에 각각 사용이 허가되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는 백신이 로타 바이러스 장염과 중증 감염을 모두 효과적으로 감소 시켰다. 한국에서도 어린이 집에서 보육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위험도가 증가하였고, 이로 인하여, 최근 로타 바이러스 백신의 접종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소아청소년과 차슬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