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 외유로 여론의 몰매를 맞았던 예천군의회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국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여성 접대부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의원 제명당한 박종철, 권도식 의원이 의회를 상대로 제명결의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데 이어 이형식 전 군의장은 의회로 복귀했다. 군민단체는 주민소환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오던 ‘예천군의원 주민소환 군민모임’은 예천군 36개 단체와 19일 '예천명예회복범군민대책위원회'를 결성, 예천읍 동본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군의원 임기 시작 1년이 되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민소환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예천군의회가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의원과 여성접대부 발언을 한 권도식 의원만 제명하고 두 의원은 곧바로 징계무효 가처분신청을 했다"며 이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범대위는 "힘을 모아 주민소환의 합법적 방법으로 의원들을 강제 퇴진시켜 군의회를 진정한 주민의 의회로 만들자"며 "예천의 지방자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 역사적인 과업에 5만 예천군민은 물론 40만 출향인들께서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예천군의회는 226회 임시회를 통해 지난해 12월 미국·캐나다 의원 연수 때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고 이형식 의원이 낸 의장직 사퇴서를 수리했다.

이 전 의장은 박종철 전 의원 가이드 폭행 등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1월 9일 "군의회를 대신해 다른 기관에서는 사태를 수습할 수 없어 이를 마무리하고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박종철, 권도식 의원 등 2명과 함께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받은 이 전 의장은 이날 임시회에서 공개 사과했다.

이형식 의원은 "5만여 군민과 40만여 출향인의 가슴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고 사과하고 “자숙하고 반성하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의정활동에 전념해 진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대구지법은 박종철·권도식 전 의원이 의회를 상대로 낸 제명결의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심문했다.

이 자리에서 신청인 측 대리인은 “가이드 폭행 등 징계 사유에는 다투지 않지만 ‘제명’까지 할 것은 아니다” 면서 “제명처분 효력 정지를 인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예천군의회 대리인은 “의회는 군민들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신청인들이 억울할 수도 있으나 의회가 군민 신뢰를 상실한 데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순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