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에 채무자의 남편이 인감날인으로 연대보증인이 되어 있는데, 남편은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1.채무자의 남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

채무자가 남편의 승낙을 얻지 않고 남편 몰래 차용증에 연대보증서를 작성하였다면 채무자에 대한 사문서위조죄와 동 행사죄의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인감을 도용당한 채무자의 남편이 연대보증을 추인하지 않는 한 그에게 연대보증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채권자가 보고있는 곳에서 채무자의 남편이 직접 서명을 하였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남편에게 연대보증한 사실을 직접 확인하여야 함에도 채권자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감을 도용당한 채무자의 남편은 이를 다투어 연대보증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채권자가 받아 놓은 차용증서에 연대보증이 형식상 완벽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연대보증인이 본인도 모르게 날인되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채권자에게 입증책임이 있기 때문에 채권자가 이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연대보증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한집에 거주하는 가족의 경우에는 본인(연대보증인)의 승낙없이 채무자인 가족이 인감을 날인할 수 있고, 본인이 다른 용도에 쓰기위해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보관하고 있는 것을 채무자인 가족이 이를 본인 몰래 사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채권자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이나 부동산매매계약 체결시에도 대리인이 인감날인하고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는 위임장을 제시하더라도 인감도용이나 사문서 위조등을 예방하기 위해 본인에게 직접 위임사실을 확인토록하는 등 특별한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2. 채무자의 남편에게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차용증에 채무자의 남편이 직접 서명하는 것을 본 증인이 있거나, 목격자가 없을 경우 필적감정절차를 거쳐 남편의 필적과 동일함이 증명되었을 때 비로소 그 남편에게 연대보증책임이 인정될 것입니다.

또한 채무자 부부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병원치료비용, 식량구입대금 등으로 돈을 빌렸을 경우에는 비록 연대보증서류가 무효가 되거나 채무자의 남편이 보증을 서지 않았더라도 ‘일상가사대리권’규정 (민법 제832조)에 의해 남편에게 연대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것입니다.

법무사 김기현